금정산 산행후기
일요일 오전 10시 10분, 온천장 역앞.
10분 지각한 벌로 먼저와서 기다리고 계시던
지오형님, 코드형님, 아르님, 들풀님, 빨강e님, 락님께
커피를 돌리고 성지곡 수원지에서 먼저 출발한 페인트 형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피 : 행님 오뎁니꺼
페 : 동문이다
피 : ㅋㅋㅋ 장난 치지 말고예
페 : 온지 쫌 됐다. 오래 기다렸드만 춥고 배고프다. 인자 잠온다.
피 : 택시 탔습니꺼
페 : 죽고잡나 빨랑온나 -
9시반쯤에 서면쪽에선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더니만 다행히 동래쪽엔 비도 오지않고,
기다리고 있을 페인트 행님도 있고 해서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는데,
커허,,,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두줄 세줄로 서있어 이번차 탈수있을까 하는차에
빨강e님의 택시타는게 어떠냐는 제안에 따라 네명 세명으로 각각 나뉘어 택시를
타게됐습니다. 그런데,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순간이 인생극장의 갈림길일줄이야,,,
아홉시 저녁뉴스에 나왔는데 우리가 타려던 그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낭떠러지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바람에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난리가 났었다는군요.
8명이 부상이래나 뭐래나...
흠... 나비효과란 영화가 뇌리를 스~윽 스쳐갔습니다.
(앞으로는 빨강e님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목소리큰사람X,웃통벗어도X)
-참고로 지하철 온천장역에서 금정산 동문까지 가는 택시요금-
1호차 : 코드형님, 지오형님, 피로 = 6천원
2호차 : 아르님,들풀님,빨강e님,락님 = 5천원 ㅡ ㅡ;;;
흠... 남자는 2천원, 여자는 천원...??
여튼 그런 사정은 잠시후에 일어날 일이고, 그전에 우리는 동문에 도착해서
아직까진(?) 쌩쌩한 페인트형님과 합류하여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동문에서 북문으로 가는 코스는 가족나들이 코스라 많은 등산객들이
부담없이 찾는 코스입니다. 걸음마 뗀 아이들 손잡고 많이들 오르기도 하는데
오늘은 슬리퍼 신고 올라온 사람도 있고,맞은편에서 오시던 어르신 한분이
"아따 힘좋다" 하시며 지나가시길래 무슨말인가 했더니 앞에 젊은아주머니
한분이 서너살쯤 돼보이는 아이 하나를 등에업고 산을 오르고 있기도 하더군요.-0-
대충 이런 상황이니 등산 즐겨하시는 코드형님,지오형님은 이미 시야밖이고
그나마 성지곡에서부터 체력을 많이 소모하신 페인트 형님이 조금 기다려주셔서
멀찍이 뒤에서 그룹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긴했지만 기온이 높아 그리 추운 느낌은 없었고,
저멀리 구름에 가린 고당봉쪽 경치는 신비한 느낌을 갖게도 했는데, 날씨가 이런데도
시내쪽이나 낙동강쪽이나 시야는 비교적 선명해서 선선한 날씨에 색다른 경치에
좋은 경험을 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樂군이 얼려온 맥주에 체온이 시원하게 올랐다가,우유에 석류를 타
새콤달콤하게 얼려온 석유(?)에 얼었다가, 다시 산행으로 온도를 올리는 체온유희를
즐겼습니다. (樂군 나중엔 뭘 얼려올지 모르겠습니다.)
참 지난번 백양산에서 낸 퀴즈문제 정답... 바로 樂군이 얼려온 생탁이었습니다.
병 주둥이로 안나와서 칼로 찢어 급한김에 도시락에 부었더니 순식간에 회 한접시가
생기더군요. 생김치에 싸서 젖가락으로 먹으면 굿!굿!
대충 가다 망루대에서 기념사진 찍고
북문으로 가는 마지막 고개즈음에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여섯명이 가위바위보해서
진사람 두명이 베낭 다들어주기를 했습니다. 괜히했습니다.ㅡㅜ
저야뭐 말꺼낸 사람이니 할말없지만 애꿎은 페인트형님한텐 참 미안했습니다.
(그렇다고 미워하면 때찌~ 때찌~ 미안해요~행님~~쏴랑해용~(♡))
오늘도 굴욕...ㅈㅅ ㅡ ㅡ;;;
그렇게 북문에 도착해보니 아~~친절한 코드형님. 다른 등산객분들 가이드를...
약수터에서 잠깐 목을 축이고 화장실에 들렀다가 숲에서 점심자리를 깔았습니다.
오늘의 점심을 한마디로 하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 ㅡ ㅡ;;;
지난번 백양산의 추억 땜시 들풀님의 떡은 맛볼수 없었지만 대신 그자리를 샐러드가
차지할 뻔 했으나 무사히 넘어가고, 지오형님의 너구리가 무척이나 땡기는 날씨였지만
산불감시원들이 총출동 해있는터라 차마 못꺼내고, 밥은 있는데 반찬은 없는 고등학교
시절 컨셉을 갖고 오신분도 계시고, 빵쪼가리 꺼내놓고 아예 젖가락도 없는 저같은
불량배같은 인간도 있는데, 코드형님이 와르르 쬬코바 꺼내 놓으실때는 정말 눈물날라
하더군요. ㅡㅜ 그나마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빨강e님의 주먹밥 한개를 잽싸게 째벼
고기반찬으로 허둥지둥 먹는데, 젠장... 목은 막히는데 날씨가 흐려 얼려온 콜라,우유가
하나도 안녹아 대충 씹어 마셨더니 걸을땐 몰랐지만 땀이식으니 커,,,
완전 (((오달달달달달달달))) (흐린날엔 방풍잠바 필수!!)
거기다 허기진 피로군이 자리를 경사진곳에 잘못잡아 대부분 쪼그려 앉는 바람에 점심시간이
더욱 불편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불평한마디 않해주신 참석자 여러분 고맙고, 죄송합니다. (--)(__)
식사를 마치고 좀 편한자리로 옮겨 휴식을 취하는가,,,했는데,,, 응? 계속 걷습니다.
걷고 걷고,,,응?,,,한시간 가량을 걷다 페인트 형님의 건의로 겨우 잠깐 쉬었습니다.
하,,, 원래는 북문에서 한시간 가량 쉬면서 고당봉 갔다올사람은 갔다오고 쉴사람은
쉴 계획이었는데,,, 궂은 날씨로 고당봉을 접는 바람에 하산이 금곡동방향으로 수정돼버리면서
코스가 좀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대략 2.6키로 정도를 더 걷게 되었는데, 개인적인 핑계를 대자면
전날밤 짧은 수면시간에 아침굶고,점심엔 주먹밥 하나 허겁지겁 얻어먹고 얼은 우유에 ((오달달달))
한대다 수풀이 많이자라 등산복 찢어질까봐 조심조심 신경쓰면서 관절의적인 내리막길을 고마쌔리
내달렸더니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고, 내가 걷는게 걷는게 아니었습니다.ㅜㅜ
비겁하지만 좀 쉬구로 여자들 중에 누가 좀 쓰러져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지만 이런 젠장,,,
들풀님 아르님 넘후넘후 쌩쌩합니다. 빨강e님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0-
아,,, 정말 컨셉 잘못잡았습니다. 이번 산행... 산악행군? ( OTZ 전...만성피로란 말이에요...)
긴 꿈을 꾸고 난뒤 금곡동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시간이 오후3시.
오전의 약간은 무리한 산행과 삶은계란에 체한 페인트 형님은 바로 집으로 향하셨고, 남은사람들은
아직 이른 시간이고 해서 연산동에 아구찜 먹으러 가기로 모두 합의해 빨강e님의 추천맛집으로 이동.
中자 두개에 약간의 알콜을 섭취하고 저녁을 겸했습니다. 아,,, 매콤하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역시 배가 부르니 세상이 좀더 밝고 환하게 보이는거 같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이곳... 분위기도 조용하고 방안이라 다른 손님 눈치볼것도 없고 너무 좋은 곳이었습니다.
따로 조촐한 벙개모임해도 좋을거 같았습니다.
한참을 놀고 나왔는데도 저녁6시에 햇발도 조금 남아있어
서면 시너스에서 영화"오션스13"을 보고
전통찻집에서 수정과와 국화차, 십전대보탕으로 피로회복하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모임을 빛내주신
언제나 여유있고 재치만점이신 지오형님,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와 물질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신
코드형님, 사이좋은 모습이 보기좋은 들풀님,아르님, 매력만점의 인간GPS빨강e님, 든든한 주말친구
樂군, 지오형님 말씀대로 앞으로 50년간 재밌게 보내고 3천5백년동안 즐거운 날들 함께 하기를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하철에 나타난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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